쿠팡플레이에서 제공했던 웹드라마 <안나>의 원작이 이 작품이라는 얘기를 본 적이 있었다. (이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관심은 있었지만 '리플리 증후군'을 다룬 그저그런 소설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굳이 읽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파에 이 책이 올라오니 왠지 관심이 가서 챌린지에 참여하며 읽게 되었다.
어느 정도는 내가 생각했던대로였다. 이유미가 계속 거짓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러면서도 감당할 수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위태로워보였다. 멈추었으면 싶었다. 작중에서는 합리화하려는 모습도 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합리화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단지 이유미라는 한 인물에 대해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작가인 주인공(화자), 그리고 진이라는 또 다른 등장인물들의 삶도 독립적으로, 병렬적으로 그려진다. 개별적인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어찌보면 비슷한 점들이 있다. 마치 하나의 가지에서 시작되어 분기되어 나간 또 다른 가지들처럼. 그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친밀한 이방인'인 것일까? 이방인이지만 친밀해보이는.
이유미와 진의 이야기는 맞물리는 부분이 있지만 주인공은 관찰자적 입장에서 이유미의 삶을 추적할 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이유미와 주인공이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말미에서 그럴 가능성을 조금 보여주긴 했지만 그렇게 마무리하는 것이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에는 반전이 있다. 그 반전에 한 방 먹은듯한 기분이 드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 나도 그랬고.
꽤 재미있어서 한 번에 읽어 내려갔지만, 다음에는 좀 더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