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기다리면 하늘에 희미하게 달이 떠올랐다. 운좋게 둥근달을 보는 날이면 옥수수밭에 숨어서 이렇게 꽉 찬 보름달을 얼마나 더 보게 될까 싶어졌다. 어쩌면 스무 번. 기껏해야 그 정도라고 생각하면 눈가가 시큰해졌다. 눈물을 참으려고 손을 더듬어 옥수수 다섯 개를 땄다. 수염을 끈처럼 늘어뜨리고 껍질에 감싸인 옥수수를 품에 안고 팔이 옥수숫대에 쓸리는 줄도 모르고 천천히 어두운 밭을 빠져나왔다.
제목의 의미가 보름달을 볼 수 있는 남아있는 횟수다. 그렇다면 남편에게 남아있는 생은 두 해도 안 남은 것인가? 생각할수록 아리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