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설득할 생각이었다. 이런 걱정은 나 자신에게 좋지 않다. 당신 스스로 이런 과다한 격정의 원인이 바로 자신이라 생각지 않으니까. 그 어떤 존재든 내게 선의와 호의를 베풀어준다면 백배 천배로 갚아줄 것이다. 바로 그 한 사람을 위하여 기꺼이 전 인류와 화해를 맺겠다! 그렇지만 이는 실현 불가능한 꿈에 빠진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내 부탁은 합리적이고 결코 지나치지 않다. 나처럼 추악한 모습을 한 이성(性) 피조물을 요구하겠다. 만족감은 적겠지만 그 이상은 절대 얻을 수 없다면 만족하겠다. 물론 우리는 세상과 단절된 괴물들로서 살아가리라.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아끼고 사랑하리라. 우리의 삶이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남을 해치지도 않을 테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런 불행도 알지 못할 것이다. 오! 창조주여, 나를 행복하게 해다오! 딱 한 가지 은혜를 베풀어 당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다오! 나도 내가 다른 존재의 마음에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광경을 보고 싶다! 내 청을 거절하지 말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