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르츠실트가 두려워했던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라는 사실이라는 것.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젊은 수학자 리하르트 쿠란트를 평생 괴롭힌 슈바르츠실트의 질문 : 물질이 이런 종류의 괴물을 낳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 정신과도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간 의지가 충분히 집중되면, 수백만 명의 정신이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된다면 특이점에 비길 만한 일이 벌어질까?(p.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