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는 해도 두 사람은 내내 친구였다. 어울려 놀아본 적 없고 담을 넘도록 등을 내주거나 몰래 담뱃불을 나눈 적 없고 이십 년 가까이 만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시 만나서 몇 번 술을 마신 걸 제외하면 같이 식사를 하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며 야구 중계를 보는 일 같은 건 없었어도, 친구였다. 가까이 있으면 거리를 두고 간혹은 적개심을 가지고 서로를 살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친구였다.
안녕
2024.08.03 수
그렇기는 해도 두 사람은 내내 친구였다. 어울려 놀아본 적 없고 담을 넘도록 등을 내주거나 몰래 담뱃불을 나눈 적 없고 이십 년 가까이 만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시 만나서 몇 번 술을 마신 걸 제외하면 같이 식사를 하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며 야구 중계를 보는 일 같은 건 없었어도, 친구였다. 가까이 있으면 거리를 두고 간혹은 적개심을 가지고 서로를 살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