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르츠실트에 따르면 질량의 밀도가 가장 높아질 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공간의 형태가 달라진다거나 시간에 기묘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두려운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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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지금을 바라 보고, 때때로 지난일을 복기하는 평범한 나는, 먼 하늘을 응시하고 또한 나안에 보이지 않는 세밀한 것들을 갈구하여 종내 하나의 가설로 빚어내는 그들의 이야기가 고대의 신화처럼 찬란하고 아득하게 보인다.
완벽한 이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소양이 갖춰져야 가능하기에 더 깊게 알려줘도 더 이상은 모를 것이라는 사실에 기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멈추지 말라는 이 친절한 책 제목에 등이 밀려 미간에 힘을 주며 읽는 독자가 상당하리라는 추측에 덜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