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시퍼런 날이 정수리를 찍어내리더니, 제 몸을 발끝까지 반으로 가르고 지나갔어요. 저는 눈을 감고, 그것이 저의 숨을 끊어놓기를 기다렸어요. 그런데 다음 순간 오히려 눈에서 비늘이 벗겨져나간 것처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가 왜 과거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왔는지, 왜 내가 가까이 갈 때마다 깜짝 놀란 듯이 피하고 멀리했는지, 왜 그렇게 홀연히 우리를 떠났는지, 흩어졌던 조각들이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았어요.
황보혜
2024.08.01 월진실의 시퍼런 날이 정수리를 찍어내리더니, 제 몸을 발끝까지 반으로 가르고 지나갔어요. 저는 눈을 감고, 그것이 저의 숨을 끊어놓기를 기다렸어요. 그런데 다음 순간 오히려 눈에서 비늘이 벗겨져나간 것처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더군요. 그가 왜 과거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왔는지, 왜 내가 가까이 갈 때마다 깜짝 놀란 듯이 피하고 멀리했는지, 왜 그렇게 홀연히 우리를 떠났는지, 흩어졌던 조각들이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