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로 삼은 문학작품들. 그것들은 한때 내가 삶의 경전으로 삼은 것들이었다. 한 편의 소설이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지난 칠 년 간 나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그래도 죽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아이를 낳아 키워야 했기 때문에. 그 모든 과정이 내게는 수백 개의 허들 같았다. 하나하나에 걸려 넘어지고, 절망하고, 회복하고, 다시 또 넘어지고, 망가지고, 바로 서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물론 이건 변명이 아니다. 어떤 여자도 아이를 낳아 키운 것을 경력 삼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