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는 책을 읽을 때 불편하다. 보통은 즉시 버리게 되는데, 독파 프로그램의 책들은 왠일인지 띠지 조차도 모으게 된다. <<우리가 여름에 먹는것>> 이란 책의 띠지를 보고 부터였다. 그 후로 띠지를 유심히 애착을 갖고 보게되는데, <<어저면 스무 번>>의 띠지도 매우 매혹적이었다. 사선 컷도 그렇고 무엇보다 색이 마음에 들었다. 레몬라임색이라고 해야 하나? 사랑스러운 색이다.
띠지를 벗기면 풀밭 사진인지 그림인지가 드러나는데 띠지를 벗길 때와 벗기지 않았을 때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그 정도로 잘 맞는 띠지를 디자인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띠지는 성장을 한 여인이 마지막에 두르는 스카프나 핸드백 또는 쥬얼리, 아니면 멋진 벨트같다는 생각도 했다. 기능으로서의 벨트가 아니라 벨트를 해야 패션이 완성되는 옷이 되는 벨트말이다.
제일 싫어하는 띠지는 무슨 상을 받았다는 선전문구가 박히거나, 사진이 들어가 있거나, 종이의 질이 나쁜, 그저 형식적으로 해야하니까 두른 듯한 느낌이 나는 띠지들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의 띠지가 첫 번째의 조건을 갖추고 있네.^^그래서 요런 책은 띠지를 벗기는 것 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띠지를 씌우고 읽을까, 벗기고 읽을까 고민된다. 벗겨도, 입혀도 예쁜 띠지. 이거 디자인 하느라 고심했을 관계자(?)의 애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