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지 못해도 괜찮다고 마음먹은 날, 나는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마음, 그러니까 나의 상과 대결하겠다는 원한을 그냥 접었을 뿐이다. 대신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것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게 꼭 [니꼴라 유치원]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이야기가 풀리기 시작했고, 나는 매일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결국 이야기를 쓴다는 건, 살아가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냥 계속 살아가는 것. 그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 마음이 결국은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사실 지금도 종종 목소리는 들려온다. 나를 짓밟고 싶어하는 충동들이 느껴진다. 그건 나의 충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그 목소리들을 그냥 듣는다. 그리고 잊는다.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게 지금 나의 삶이다. 앞으로도 그런 삶을, 계속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