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와 삼을 우리라고 칭해서는 안 될 것 같지만 나는 우리라는 단어를 계속 쓰기로 작정했는데, 그게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다른 적당한 표현을 찾기엔 게으르기 때문에. 그것은 마치 다른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려워 그 근삿값인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 pp.208
그래도 나는 우리만의 언어를 발명하고 싶었다. 그게 서로의 마음을 전달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하자 삼은 언어란 건 상대를 속이려고 만들어진 거라고 말했다. 거짓말하려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진 건데 더위를 많이 타서 그런 거라고 변명하려고. 사랑하지 않는데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pp.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