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주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물었다.
"그 여자의 이름이 뭐야?"
연주는 나를 보지 않았다. 셜리 잭슨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당신인가요?"
그러자 소리가 빠르게 내 쪽으로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나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 나는 그 자리에 꼿꼿이 섰다. 그러나 소리는 내게 당도하지 않았다. 복도 구석에서 탁 하고 멈춰버렸다. 나는 급히 그곳으로 달려갔다. 벽 아래쪽에 작은 구멍이 나 있었다. 쥐가 파먹은 흔적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창밖에서는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