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몇 안 되는 이상한 사람들이 자신의 타베르나에 모여들었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통화하는 대상과 편안한 관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들 모두 뭔가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안 좋은 상황으로부터 달아나려는 사람 같았다.(p. 25)」
그리스의 아름다운 작은 섬 ‘아기아안나’에서 배 화재 사고로 수많은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죽었다. 어쩌면 그 배에 탔었을, 서로 다른 나라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모이게 된 네 명의 여행자들과 아기아안나 사람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며 남은 생을 다시 이어간다는 이야기다.
「많이 울고, 웃기도 해요. 그게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이니까요.(p. 125)
내 힘든 삶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에요.(p. 217)」
오래 산 사람들은 누군가를 이미 떠나보낸 경험이 많은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언젠가 반드시 맞닥뜨릴 ‘죽음’이기에 어떻게 받아들이냐로 삶의 태도도 바뀐다. 애도와 상실의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떠나간 이가 아닌,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한 시간이기에 충분히 슬퍼해도 괜찮은 거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온 그는 기쁨이 북받쳐 허공에 팔을 높이 쳐들고는 허리를 굽히거나 획획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비는 별의 길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p. 418)」
떠나보낸 사람들과 떠나온 사람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떠나간 이를 다시 헤아리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언젠가 ‘보니’에게도 ‘안드레아스의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했다.
「현지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을 생생하게 만나, 알던 사람만 기계로 만나지 말고. 그래야 우리는 성장할 수 있어.(p. 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