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질을 하다가 손가락에 피가 날 때마다 생각났다고 엄마는 말했어. 손톱을 깊이 깎아서 상처가 날 때마다, 덜 아문 자리에 실수로 소금이 닿을 때마다 생각났다고 했어. 어둠 속에서 음죽음죽 엄마 손가락을 빨던 입이.
*
계속해서 엄마는 물었어.
'그 어린것이 집까지 이어오멍 무신 생각을 해시크냐? 어멍 아방은 숨 끊어져그네 옆에 누웡 이신디 캄캄한 보리왓에서 집까지 올 적에난, 심부름 간 언니들이 돌아올 걸 생각해실 거 아니랴? 언니들이 저를 구해줄 거라 생각해실 거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