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없는 소리는 소설 속에서 농담으로 변형된다. 그리고 소설 속 농담은 현실을 드러낸다. 그것의 대부분은 아픔과 상처, 좌절처럼 직접적이다. 그래서 잠시나마 그 감정을 벗어나고자 농담이 끼어든다. 그 농담에 화들짝 놀라지만 '농담이야' 라는 말로 현실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아홉 편의 소설을 읽고 이것이 그냥 농담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래'라는 답으로 넘기는 농담의 덩어리가 아니라 진실을 담고 있는 농담들이었고 그 농담을 주머니 속에 넣었다. 언젠가 이 농담주머니 속의 농담이 담고 있었던 진실의 소망이 주머니 속 바늘처럼 스스로를 찌르고 밖으로 삐져 나오기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