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없는 소리 중 그런 나약한 말들 p148
정은은 부모 앞에 서면 곤충이 된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슴,배로 나뉜 몸을 갖고 유전자에 새겨진 대로 규칙적인 삶을 살아내야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배라고 말할 수 있나. 어디까지가 둔부라고, 허벅지라고, 옆구리라고. 어디까지 남색이고 어디부터 보라라고. 어디까지가 동경이라고, 질투라고, 사랑이라고, 정은은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었지만 모두 다 분명히 아는 것처럼 굴었다.
오렌지고양이
2024.07.22 금마음에 없는 소리 중 그런 나약한 말들 p148
정은은 부모 앞에 서면 곤충이 된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슴,배로 나뉜 몸을 갖고 유전자에 새겨진 대로 규칙적인 삶을 살아내야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배라고 말할 수 있나. 어디까지가 둔부라고, 허벅지라고, 옆구리라고. 어디까지 남색이고 어디부터 보라라고. 어디까지가 동경이라고, 질투라고, 사랑이라고, 정은은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었지만 모두 다 분명히 아는 것처럼 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