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어떤 감정이 내게 전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내가 방금 토해낸 증오와 미움이 그대로 다시 돌아오고 있었어요. 마치 내가 그 모습을 원했다는 듯이 말이에요. 그것은 내게 속삭이기까지 했어요. 잘 들어, 제대로 들어, 이런 걸 듣고 싶어했잖아? 이런 걸 원했잖아? 이런 걸로 네 글을 완성하고 싶어했잖아? 모르겠어? 이런 소리가 없으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무엇도 쓸 수 없지. 이게 너를 작가로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너는 이곳에서 절대 나갈 수 없어. 여기 박혀서 그 가짜들을 휘갈겨대기나 해! 나는 악의를 느꼈어요. 밖으로 나가려 할수록 그 감정은 더욱 깊어지며 나를 짓눌렀어요. 도저히 이곳에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대불호텔의 유령 | 강화길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