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했다. 연주에게는 귀신이 붙었다고. 드센 팔자라고. 하지만 연주는 끝끝내 살아남았다. 그녀에게 들러붙은 귀신은 그녀를 해치려 한 이들의 목뼈를 부러뜨렸다. 계단에서 밀어 넘어뜨렸다. 누구도 그녀를 내쫓지 못했고, 그녀를 쫓아오지도 않았다. 괴롭히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오히려 과거의 목덜미를 잡고 되돌아왔다. 그래. 연주야말로 이 건물의 진짜 주인이었다. 이 단단하고 웅장한 벽의 보호를 받는 사람! 아, 나도 그럴 수 있다면. 부디 귀신이 나도 ‘동등’하게 잡아먹어준다면. 그래서 나는 종종 중얼거리곤 했던 것이다. 주문을 외웠던 것이다.
저런 팔자는 없지. 저런 팔자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