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멸을 위해 죽인 아이들.
그 아이들을 생각하다 집을 나선 밤이었어. 태풍이 올 리 없는 10월이었는데 돌풍이 숲을 지나가고 있었어. 달을 삼켰다 뱉으며 구름들이 달리고, 별들이 쏟아질 듯 무더기로 빛나고, 모든 나무들이 뽑힐 듯 몸부림쳤어.
작가가 제주 4.3 사건을 어둡고 깊게 하지만 작별하지 않는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써내려간 소설.
책을 덮고 나서 시간이 지나도, 이 책을 떠올리면 우듬지, 나무, 앵무새, 성냥, 눈이 자연스레 생각날 것이다.
시 같기도 소설 같기도 했던 <작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