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는 게 어딨어. 이러면 내가 어떡하니
그러자 엄마가 이모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너도 참, 네가 나한테 어떤 사람인데
여전히 그 말을 기억한다. 잊지 않는다. 35p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두려웠다.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나는 그의 마음을 느끼는 것이 좋았다. 그건 당시 내가 사로잡혀 있던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호의였으니까. 나를 해치려 들지 않는 마음. 다정한 마음. 한결같고 커다란 그림자. 아니, 솔직히 말하자. 그의 마음이 좋았던 건, 나 역시 언젠가부터 그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6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