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없는 소리 p30
다만 치료받은 일을 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걱정할까봐 그랬다고만 했다. 진영은 화를 냈다.
"그래도 말했어야지."
"뭐하러 그래. 별일도 아닌데 괜히 걱정하고. 마음 졸이고."
진영은 다시 또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불을 붙이는데 좀 애를 먹었다.
"마음 졸이게 했어야지."
"뭐하러."
"같이 졸이게 해줬어야지."
나는 더 할말도 없고 더 하고 싶지도 않아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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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는 과거,현재,미래,나,상대,타자,상황,감정 죄다 소환분석해서 딱 결론만 통보하는 방식.
내 머릿속 세상에 갇혀 살고 있으면서(그곳 역시 세상이라 오만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타자에겐 완벽히 준비된 모습만 보여주려는 나. 걱정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도 없는 말로, 주변에 전염시키는 외로움을 합리화하고 있는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