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항상 똑같다. 늘 변화할 수 있지만 결코 개선될 수 없으며, 언제나 기복이 심하지만 결코 진보할 수 없다. 변함없이 지속되는 세상의 행진, 이유도 모르면서 우리에게 주어졌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잃어버릴 인생. 1만 번의 체스 게임처럼 사람들과 겨루며 함께하는 우리의 삶,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아야 하는 권태로움. 이 모든 것 앞에서 현명한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휴식하게 해달라는, 사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달프니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해달라는, 그리고 약간의 햇빛과 신선한 공기와 적어도 저 산 너머에는 평화가 있을 거라는 꿈을 갖게 해달라는 요구만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