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원했던 것은 너무나 적었건만 그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줄기 햇살, 가까운 들판, 한줌의 평온과 한 쪽의 빵,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기, 다른 이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다른 이들로부터 아무것도 요구받지 않기.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거부당했다. 동냥 주는 것을 거절하는 이가 동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외투 주머니 단추를 풀기 귀찮아서 그러듯이. 결국 내가 원한 것들은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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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원한 것들이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그런 신산스러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공감하며 작가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위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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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의 글 덕분에 상처받은 슬픈 영혼이 잠시 시름을 잊을 수도 있으리라. 그것으로 충분하고, 혹시 충분하지 않다 해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인생사 모든 것이 다 그러하듯."
"내가 인생에 요구하는 단 한 가지는 나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라는 작가님의 말이 이루어지길. '삶에 아픔이 부족하지 않도록, 반드시 치욕이 주어지도록, 삶에서 감당해야 할 슬픔의 몫을 꼭 치르도록, 영혼은 그런 충격을 견딜 수밖에 없으므로' 고달픈 삶에 약간의 휴식을 취하는 그정도 행복은 누릴 수 있도록 누군가 듣고 있다면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불안한 우리가 조금은 버틸 수 있게. 살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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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아름다움을 추출할 수 없으니, 그럼 적어도 삶에서 아름다움을 추출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아름다움을 추출해보자. 우리의 실패로 승리를, 긍정적이고 당당한 것을 만들어 기념비를 세우고, 권위를 부여하고 영혼을 승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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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하게 해달라는, 사는 것만으로 충분히 고달프니 삶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게 해달라는, 그리고 약간의 햇빛과 신선한 공기와 적어도 저 산 너머에는 평화가 있을 거라는 꿈을 갖게 해달라는 요구만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