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미주에게 천원을 주며 외할아버지의 옷 안에 넣으라고 했다. 꾸깃꾸깃한 천원을 바르게 펴서 외할아버지의 가슴에 넣으려는데 손끝으로 한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미주는 천원을 가슴 안쪽에 밀어넣었다. 손에 닿은 가슴이 딱딱하고 차가웠다. 마치 사물 같았다던 재은의 말이 떠올랐다. 돌이나 콘크리트와는 다른 딱딱함이었다. 그것들은 원래 단단하고 견고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이 이렇게 딱딱할 수 있는 건가. 미주는 마치 죽음이 옮기라도 할까봐 외할아버지를 만졌던 손을 다른 손으로 쥐고는 손이 새빨개지도록 주물렀다. 미주에게 이 기억은 시각 대신 촉각으로 남을 것이며 앞으로 그 딱딱함과 차가움이 자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먹다가도 느껴지게 될 것이었지만 오늘의 미주는 그러리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오늘의 가족 83-84
외할머니의 입관에서 느꼈던 딱딱함과 차가움, 촉각의 기억이 저에게도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그 때의 기억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