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소중하고 귀한 이름이고, 좋은 이름이라며 늘 좋아하셨지요.
그 소중한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없어 속상한 저는 항상 할머니를 자기야라는 애칭과 함께 순용씨라고 부릅니다.
그럼 할머니는 어~ 왜~ 하면서 늘 기분좋은 웃음을 머금고 대답해주십니다.
수화기 너머로 순용씨 해도 자연스럽게 응, 여기 있어. 하며 대답해주시는 우리의 순용씨. 좋아하시는 이름을 많이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순용씨는 꽃을 정말 좋아하십니다.
9월에 이사여서 5월부터 꽃을 이웃과 주변에 나눠주시기 시작하여 밀림같았던 할머니네는 지금은 한적해졌습니다.
제가 올리브나무를 키우고 있다 보니 보여달라고 하시고 얼른 이사가면 꽃을 잔뜩 키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화분 하나 선물해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