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펼치자마자 끝까지 단숨에 읽어내렸다.
나는 정상인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들을 나는 그저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만 보았다. 그들의 수화가 신기했다. 그들은 나에게는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었다.
나의 그런 생각들이 부끄러웠다. 그들과 나는 다르다. 그들에게는 수어라는 언어가 있고,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나는 그것을 문화로 생각해본 적도, 그들의 언어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코다라는 말도 처음 접해보았다. 두개의 문화를 가지고 사는 사람. 우리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다문화 아이들은 인정해주면서, 수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에 반성한다. 수어는 신기한 것이 아니다. 그저 또다른 언어일뿐.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나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을 이제는 똑바로 바라봐야겠다. 동정의 눈길, 신기한 눈길이 아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마음으로. 내 마음부터 다시 정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