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그 일은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의 상처를 쥐고 흔들었던기억으로 남아 아직까지도 나를 괴롭히곤 한다. 무거워 보이는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려 할 때나, 티브이에나오는 후원금 계좌의 번호를 누르려 할 때, 어디선가 거미의 형체 같은 것이 스윽 지나가는 식이다. 그러면 나는 내가 어릴 때부터 못돼먹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내 행동이 위선은 아닐지를 의식하게 된다. 위선이 위악보다 나은 거 아닌가 하는 고민에도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