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지만 청소년소설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다소 유치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선뜻 구매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독파에 이 책이 올라와 있기에 이번 기회에 읽어보기로 하고, 양장본으로 샀다. (그러나 양장본과 일반판의 페이지수가 다르다는 점을 몰랐다. 그래서 독서기록 남기는데 좀 애를 먹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소설이라 대상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성인이 읽기에는 다소 오글거림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그걸 감안하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추리소설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나도 그랬지만) 등장인물간의 관계는 초반에 이미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이 새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러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면 더 흥미로웠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은유아빠가 왜 그랬을까, 무슨일이 있었을까 하는 것은 계속 궁금했다.
또한 여러부분에서 공감대가 있었다. 우선 은유의 아빠, 엄마가 나와 비슷한 연배여서 1980년대초부터 2000년대까지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것들에서 추억도 떠올랐고, 예전일들도 생각났다. 아마 나와 비슷한 세대는 비슷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도 10대가 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아빠이기에 은유 아빠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고, 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독서기록에 많이 남기긴 했지만 마음에 와닿은 표현들도 많았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의 설정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다소 '이건 아닌데?' 싶은 부분도 있기는 했다. 그것도 청소년들의 수준에 맞추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자.
이 책의 감동 포인트는 후반부에 있다. 특히 마지막 편지에서는 진짜 울컥했다.
내가 다 읽고 나서는 아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했다. 아내는 어떤 느낌을 받을까. 아내도 다 읽고 나면 딸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아직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함께 얘기를 나눠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