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영위하는 삶을 주의깊게 들여다볼수록 동물의 삶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사람과 동물은 둘 다 세상에 무심코 던져진 채 살아간다. 둘 다 이따금 만족스러운 순간들을 누린다. 둘 다 매일 똑같은 생리 현상을 해결한다. 둘 다 자신의 생각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고, 실제 삶 이상을 살지 못한다. 고양이는 햇볕 아래서 뒹굴다가 거기서 잠든다. 인간은 삶 안에서 자신의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뒹굴다가 거기서 잠든다. 인간도 짐승도 숙명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한다. 둘 다 존재의 무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인간 중에서 위대한 자들은 영광을 탐하지만, 그건 개인의 불멸을 누리는 영광이 아니라 개인과 관련 없는 추상적인 불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