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나는 여기저기를 뒤지고 있지만,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고 어기서 찾을 수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같다. 아무도 엇는데 우리는 혼자 숨박꼭질을 한다. 어딘가에 이 모두를 초월하는 속임수가 있고, 우리가 단지 들을수만 있는 가변적인 신성이 존재한다.
64. 성인들도 눈물을 흘리고, 그래서 인간이다. 신은 침묵한다. 그래서 우리는 성인은 사랑할 수 있지만 신은 사랑할 수 없다.
68. 환상을 갖는 부질없음, 결국은 잃어버리기 위해 환상을 가져야 하기에 미리 느끼는 피곤함, 환상을 가졌던 것에 대한 후회, 그렇게 끝날 걸 알면서도 환상을 가졌던 자신의 지성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인한 피로. 삶의 무의식에 대한 자각은 지성에 부여된 가장 오래된 세금이다.
71. 내가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마음 깊이 절실히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낌을 가지고 생각하는 반면 나는 생각을 가지고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72. 위대한 사람은 골짜기에서 하늘까지의 거리와 산 위에서 하늘까지의 거리에 사실은 별 차이가 없음을 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은 높이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근육에 담고 있지만, 의식으로는 산을 오르기를 거부하는 자다. 그는 자신의 시선 덕분에 모든 산을 소유하고, 자신의 위치 덕분에 모든 계곡을 가진 자다.
75. 위험이 있는 곳에는 결코 가지 않는다. 위험이 지루해질까봐 두렵다.
80. 나와 인생 사이에는 아주 얇은 유리 한 장이 있다. 또렷하게 바라보며 인생을 이해한다 해도, 결코 만질수는 없다.(...)아무리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봐도, 내 꿈속의 모든 길은 근심이라는 빈터에 가 닿는다.(....)내 인생으로 나를 두들겨패는 것이 내 인생인 것 같다.
81. 부드러울수록 애무가 아닌 것 같은 애매모호한 어떤 손길이 변덕스러운 오후의 바람이 되어 내 이마와 이성을 향해 불어오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를 힘들게 하는 이 권태감이, 상처를 긁지 안도록 막아주는 옷처럼 그래도 한순간이나마 위안을 준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84. 나는 즉시 두 원칙을 좋은 글쓰기의 기반을 삼는다. 첫째, 느끼는 것을 말할 때는 정확히 느낀대로 쓴다. 분명하다면 분명하게, 모호하다면 모호하게, 혼란스럽다면 혼란스럽게 쓴다. 둘째, 문법은 도구일 뿐, 법칙이 아님을 명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