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에서 현실과 이상을 오가는 삶, 낮에는 일을 밤에는 꿈을 꾸는 삶. 그 간극을 작가는 글을 쓰며 잘 버텨가는 듯하다. 책의 중반부도 밟지못한 지금으로서는 그의 삶이 처절했는지 혹은 측은한 구석이 있었는지..말하긴 어렵다. 다만 작가는 "삶의 바깥부분을 느끼는 일이 한결 편안하다(p.114)" "나와 인생 사이에는 아주 얇은 유리 한 장이 있다. 또렷하게 바라보며 인생을 이해한다 해도,결코 만질 수는 없다.(p.111)"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선천적인 그리움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던가. 슬프진 않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삶의 간극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약간의 우울감이 전염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