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런 이야기들에 나쁜 의도는 없다는 거였다. 장애를 비하하거나 깔보는 이들에게는 목소리 높여 그 생각과 발언이 얼마나 차별적인지 비판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량하게 물었다. 장애를 잘 몰라서, 장애인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해서,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해서 하는 질문이었다. 농인이 얼마나 안 들리는지, 왜 안 들이는 건지, 들이지 않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코다는 왜 들을 수 있는지, 코다는 어떤 경험을 하는지, 농인에게 문자통역이 아닌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불평등을 해결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질문을 해왔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관점을 바꿔보고, 그에 따른 새로운 사유를 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사회에 대한 무력감을 숨기고 같은 대답을 또 해야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