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무대에 선 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었다. 전부 나의 이야기였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였고 나의 이야기는 곧 그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어떻게 이다지도 다름은 삶이 있을까. 울다가도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처음 만났는데도 낯선 기분이 들지 않았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다. 청인에게 농인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코다’에게는 할 수 있었다. 잃어버린 자매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들 앞에서는 더이상 어른인 척하지 않아도 되었다. 씩씩하고 의젓할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