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을 세게 두드렸다. 속으로 엄마, 아빠를 부르며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작은 기척도 없었다. 남은 방법은 하나였다. 철문의 유일한 틈인 우유 투입구에 팔을 넣고 세게 흔들었다. 무릎이 아팠다. 팔은 허공에서 춤을 췄다. 팔을 세게 흔들면 흔들수록 우유 투입구의 꺼칠꺼칠한 플라스틱 면에 팔이 닿아 상처가 생겼다. 그렇게 한참이고 문 앞에 엎드려 엄마와 아빠가 내 팔을 발견하길 빌고 또 빌었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