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는 다 읽었습니다만;;
<작가의 말>에서
그림 그리는 행위는 항상 '감정'과의 싸움에 도움을 주었다. ...
바깥에서 전투기들이 우리집을 폭격할 때 그림은 나만의 내면세계를 향한 유일한 통로가 되어 주었다.
내 모든 두려움을 종이에 쏟아부었다. ...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나는 전쟁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창작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왔다. 글과 그림은 내가 온 힘을 다해 붙잡는 지푸라이였다.
지금 나는 불가리아의 소도시에서 지내고 있다. 이곳 사람드은 굉장히 친절하고 우리를 따뜻하게 반겨준다. 가능한 대로 살림을 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매일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봄을 맞이한다.
그들 생각에 울면서 기도한다. 마치 내 두 손이 절단되었는데 절단된 손의 통증을 계속 그대로 느끼는 것과 같다.
내가 이 일기를 적는 이유는 "전쟁 그만!" 이라고 외치기 위해서다.
전쟁에는 승리자가 없다. 오로지 피, 파산,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만 남는다.
나는 먼 길을 왔고, 그 길에서 오로지 선하고 나를 도우려는 사람들만 만났다.
나는 사람을 민족 소속으로 나누지 않는다.
민족이 아닌 행동이 사람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많은 러시아인들도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을 안다.
나는 이제 정확히 알고 있다. 전쟁이 있고 사람들은 따로 존재한다는 걸.
전쟁은 사람을 신경쓰지 않는다.
전쟁은 나를 완전히 뒤흔들어놓았다.
지금 나는 국적과 민족을 불문하고 나를 도와주는 이들을 만난다.
이 사람들에게는 '힘'이 있다.
전쟁은 끝날 것이고 힘센 사람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2022년 4월 올가 그레벤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