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여민

2023.09.23 목
312.313쪽 / 332쪽

근육이 거의 사라진 노인 한 사람의 힘이 어떻게 그렇게 셀 수 있었을까? 씨름 끝에 겨우 이부자리에 누이고 그 옆에 누워 눈을 붙이면, 그사이 정신이 돌아온 엄마는 내가 잠들려는 순간마다 흔들어 깨웠어. 지척에서 입을 벌린 혼돈 때문에. 잠드는 순간 모든 연결고리를 다시 놓쳐버릴까봐. 제발 삼십 분만이라도 이어 자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엄마는 듣지 않았어. 도와주라. 잠들지 말앙. 나 도와주라 인선아.
밤새 끓으며 타는 죽처럼 그렇게 우린 함께 튀고 흘러내렸어. 도와주라, 나 구해주렌. 속삭이다 잠든 얼굴에 손을 뻗었다가 물에 빠진 사람같이 젖은 뺨이 만져지면 엄마를 등지고 누워 생각했어. 내가 어떻게. 어떻게 당신을 내가 구해.

나의 독서기록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