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를 읽고 난 뒤 오랫동안 아팠다. 역사의 흔적에 무심했던 내모습과 유족들의 삶에 공감하지 못했음에.
제주 4.3사건에 관한 일에 관심을 갖고 다큐형식으로 제작된 책들을 구해 읽었다. 전집을 구하기 어려워 학생들을 통해서도 책을 찾았을만큼 사건은 우리삶에서 밀려나 있었다. 책을 읽다 결국 완독하지 못하고 숙제로 꽂혀있는 상태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독파 첫 책으로 정한건 일종의 부채감 탓이었다. 내 삶에만 빠져있지 않기.
천천히, 속도를 줄여서 읽었다. 작가가 느껐을 감각이 건너 올 수 있기를, 유족들의 아픔이 전해질 수 있기를.
책을 몇 권 더 주문해 짪은 메모와 함께 종이끈으로 묶어두었다, 학생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은 이들이 가르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거의 잘못을 외면한 채 오늘이 완성될 수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