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거라는 헤밍웨이가 실제로 참전하였던 제1차 세계대전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며, 작가 헤밍웨이의 자전적인 경험이 어느정도 녹아든 이야기이다.
전쟁이라는 세계사를 관통하는 큰 사건 속에서 실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탈리아와는 전혀 무관한 나라의 주인공(헨리-미국, 캐서린-영국)들은 전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사랑의 시작은 로맨틱한 어떠한 교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인공은 여러 사건을 통해 캐서린과 사랑에 빠지고, 자신이 참전하는 전쟁에 대한 환멸을 느낀 후 스위스로 탈출한다.
1부는 전쟁으로 가득한 인간적인 감정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일상이었다면 2부에서 헨리는 부상을 당하고 전장 후방으로 이송된다. 그리고 후방 병원에서 다시 캐서린을 만난다. 그 이전까지는 매우 무미건조했던 헨리의 기록은 점차적으로 감정이 실리게 된다. 그러나 2부 끝까지도 헨리가 캐서린을 사랑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아이를 임신하였음에도 상처를 주는 행동이나 발언은 하지 않지만 헨리는 캐서린을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3부에서 헨리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간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독일군을 피하다 퇴각한다고 오해받고 총살을 당할 뻔한 위기에서 전장에서 도망친다. 소설은 3부를 중심으로 헨리가 달라지는 듯 하다.
그 전까지는 전쟁에 대해 하나의 경험 정도로 치부하던 주인공은(직전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갑자기 전쟁에 대해 회의가 들었을까?
전쟁을 지속하는 자와 전쟁을 참가하는 자의 괴리감이 들었던 걸까?
여튼 전쟁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사로잡혀 있던 헨리는 캐서린을 생각한다.
아마 직전 부상을 입었지만 캐서린을 통해 여러모로 치유를 한 주인공은 위기의 순간 연인을 계속 생각했을 것이다. 강렬한 감정은 아니지만 위기의 순간 자신을 지켜주고 치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4부에서는 캐서린을 다시 만나 스위스로 탈출하여 잠시 안식을 누리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진통을 하게 되고 5부에서 캐서린은 산고를 겪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사망하게 되고 뒤이어 캐서린도 사망하게 된다.
헨리는 그 이후 어떤 생각을 하며 생애를 보냈을까?
전쟁이란 헨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을까?
국가간 그리고 이념간의 대립으로 인해 일어나는 전쟁을 직접 치루는 이는 개인이다. 그 과정에서 겪는 아픔도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소설을 통해 주인공은 반전에 대한 감정을 격렬히 토로하고 있지는 않지만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이 반전에 대해 느끼는 감정 결론은 유사할 것이다.
무기여 잘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