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소파에 앉아 기타를 튜닝하고 있었다. 분주히 무언가 연결하고 설치하는 애들 틈에서 그애 혼자 고요했다. (중략) 아들은 스트링을 몇 번 튕기다 내 쪽을 힐끗 보았다. 그애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중략) 느리긴 해도 그애에게는 한번 문 건 끝까지 놓지 않고 붙드는 근성이 있었다. - p.115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땐, 그게 내 길 같았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고 나서야 난 그게 내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야기의 끝에서 난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무모한 20대의 치기 어린 열정. 나의 부모님도 이런 날 보면서 근성과 패기를 운운하며 그게 재능일지 모른다고 생각해줬을 테지.
그래도 여전히 나의 20대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면, 엄마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그때, 그걸 하는 게 아니었다면서. 그럼 난 힘주어 말한다. 그나마 그걸 해서 지금의 내가 된 거라고. 시간이 흘러도 나의 20대를 향한 소회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예전처럼 파르르 떨지 않는다. 그저 이게 세대 차이일 뿐이라고 웃어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