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자의 트렌치코트 안주머니에는 그녀가 달아놓은 것으로 보이는 헝겊 주머니가 붙어 있었다. 그 안에는 오만원권 열 장이 들어 있었다. 수표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에 ‘부족하지만 장례 비용으로 써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528/593)…… 그도 어쩌면 저런 식의 노후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돈이 없고 힘이 없는 노인이 되는 것 말이다. 가족도 없고 아무도 없는. 높은 확률로 그럴 것이었다.(54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