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스트는 자신의 용기와 독립성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아니, 버림받은 자들과 파탄난 인간들에 대한 사람들의 악감정을 과소평가했다는 편이 옳았다. 전쟁 시기 동안 어떤 위험도 무릅쓰지 않았던 사람들의 증오심이 얼마나 끈질긴지 상상도 못한 것이다. 눈에 띄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미지근한 물속에서 철벅이는 데 그쳤던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미온적이고 겁약했던 자신들의 태도를 후회했다. 그리고 위험이 모두 물러가자, 전쟁과 공포와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던 남자들 혹은 여자들의 등에 대고 그 굴욕감을 앙갚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