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받고 좋아하는 게 뭘지 다시금 생각해 봤는데 처음에는 조금 막막했습니다. 싫어하지 않으면 된거 아닌가 하는 밋밋한 감정이 먼저 떠올라서요. 다채로웠던 순간으로 시간을 돌리다 보니, 아무래도 ‘책과 여행’ 두 단어가 건져졌습니다. 책을 읽고 관련 여행지를 가거나 여행 후 다녀온 곳이 담긴 책을 읽거나 하면 경험이 더 풍성해져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 보려고 마다가스카르 가는게 꿈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서울식물원에도 있더라고요?) 외연을 넓혀서 책과 여행을 둘러싼 것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출판단지, 관련 문화행사(강연회, 낭독회, 연극 영화상영 등)를 쫒아 다니다 보니 여행에서도 해당 지역 작가의 출생지, 서점, 도서관 도장깨기(?)를 하며 작품의 배경조사를 하게 되더라구요. 적다보니 아무래도 그간 코로나와 요즘 장마철 때문에 콧바람 쐬러 가지 못해 좋아하는게 바로 안떠올랐나 봅니다.
김윤자도 산책과 햇볕쬐기, 읽기가 일상의 루틴이었는데, 좋아하는 것들을 삶에 채워넣는게 윤활제와 같은 기능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주는 장마라 햇살은 어려울거 같고 형광등 아래 독서 여행을 떠나봐야겠네요. 다행히 읽을 책이 집안 한가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