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그리고 개인사적인 가위눌림에 대한 나의 시적 저항의 형태는 아마도 내가 얘기한 첫번째 방법이었던 것 같다. 즉 그것이 가위눌림이라는 사실도, 그것의 실체도 명확히 의식하지 못한 채, 아픔을 가해오는 그 억압자에게 온 힘으로 저항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그 비명은 도와달라는, 무섭다는, 싫다는 비명이다. 그런데 가위에 눌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처음에는 아무리 소리치려 해도 비명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얼마만큼의 힘을 쓰며 저항한 뒤에야 비명이 터져나오고, 그것이 자신의 귀에 들리게 되면서 비로소 그 가위눌림으로부터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