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한마디로, 공포로부터 생겨난 죽음이라는 관념을 극복하는 여행이었어. 신화 상징적으로 말하자면 그건 자기 내부의 용과 싸우는 것인데, 내가 체험한 바로는 그 용을 만든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 그러므로 그 용은 환영이며, 따라서 그 용과는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 우리가 생각으로 키워낸 것이므로 생각으로 없앨 수 있다는 것이지. 돈키호테가 자기 적으로 알고 싸워 무찌르려 했던 풍차는 실제로 적이 아니었지. 적이라고 잘못 생각했던 것뿐이야. 그 용과 싸울 필요가 없다고 해서 대면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야. 똑바로 대면하고서,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 만들어놓은 환영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그것을 지워버리는 거지. 대면하지 않는 이상은 그것이 내가 만든 환영임을 알 수 없고, 그런 가운데 그 용의 환상은 점점 더 커지면서 실제적인 힘을 행사하게 되니까.
_H에게ㅡ모든 물은 사막에 닿아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