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은 무척 이상했다. 내가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죽음? 어둠 속에서 총소리를 피해 달리는 것? 하지만 그런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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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빗속에서 한 명씩 끌려 나가 심문을 받은 후 총살을 당했다. 지금까지는 심문 받은 모든 장교들이 총에 맞았다. 심문자들 본인들은 한 번도 그 위험을 느껴 보지 못했던 죽음을 처리하는 것에 있어서 대단한 초연함과 굳은 정의감을 가지고 전념을 다해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