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공기로 변하는 쪽을 택했던 물은 비로소 그것이 이것이냐 저것이냐 양자택일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그리고 모래 속으로 자취 없이 사라져 죽음을 맞이했던 다른 부분은 바로 그렇게 자기 자신으로부터 죽어 떨어져나가야 했던 부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거야. 아마 우리 인간들의 삶도 그럴지 몰라. 언젠가는 그렇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오고, 그리고 그렇게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오는 인생이 겉으로는 무시무시하고 불행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일단 그 과정을 거친 뒤에는 그것이 오히려 축복이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