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던 책이었다. 그리고 동생과 왜 그렇게 사이가 안좋았는지, 한배에서 태어났는데도 왜 이렇게 다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역시 부모님에게 '처음'이라는 이유로 관심과 애정이 쏟아졌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집에서 멀지 않은) 회사에 다니시던 아빠는 점심시간때 잠깐이라도 나를 보러 집에 왔었다고 한다. 집에 들러 식사는 커녕 나에게 우유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고 내내 안고 있다가 또 바로 회사로 들어가셨다고^^ 그리고 나만 있는 돌사진, 나만 유치원 2년(동생은 1년), 뭐든 내가 먼저 새 것을 쓰고 동생은 물려받고^^;;
커서도 마찬가지였던거 같다. 나만 한약을 지어 주셨고(내가 동생보다 몸이 좀 비실비실하기도 했다), 엄마는 쇼핑갔다가 내 옷만 사오는 경우도 많았다.(항상 예쁜 원피스나 치마 같은걸 사오시는데 난 받으면 바로 입어보고 좋아라하는데 동생은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시큰둥해서 더 내것만 사오시지 않았을까싶다).
대학때 대부분이 하는 알바도 난 한번도 해보지 않았고(동생은 알바를 했는데 부모님께서 알바하라고 말씀하신건 아니다) 필요한거나 하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있음 눈치 안보고 다 부모님께 얘기했다.
동생은 나에게 눈치가 없다고 항상 얘기하는데 NO!! 난 그냥 눈치를 안보고 살았다. 근데 동생의 말이 이해가 안된다. 정말이지 난 지금도 왜 눈치를 봐야하는지 잘 모르겠으니까.^^;; 그냥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들이었으니까.
그렇다고 부모님께서 대놓고 차별하여 우리를 키우신건 또 아니다. 그냥 그분들에겐 내가 '처음'이고 동생은 무슨 일이든 '두번째'다보니 그게 차녀에겐 편애로 느껴지고 자라면서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이 은연중에 자리잡았나보다.
어쨌든 동생대신 작가님의 글을 통해 차녀가 가지고 있는 마음을 잘 들었고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달라지는건 별로 없을거 같다. 여전히 동생과 매일 다투고 토라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며 치고박겠지^^;; 누군가 한 명이 독립하거나 결혼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