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친구들은 이제 자신이 '맘충' 아님을, '집에서 편하게 노는 여자'가 아님을, 가부장제에 부역해서 남편한테 잡혀 사는 아내가 아님을 증명하라는 압박에 시달린다. 혹은 나쁜 엄마, 이기적인 며느리, 아이 때문에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워킹맘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증명'은 평생 우리를 옥죈다.
증명의 압박은 상대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중년 남성은 자신이 개저씨가 아님을 증명하고자 애쓰지 않는다. 아들은 자신이 딸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아들 둘을 기르는 양육자는, 딸 둘을 기르는 양육자보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아들 바보'라는 우비를 입을 필요가 없다. 심지어 아들 키우는 어려움이 훨씬 더 쉽게 많은 공감을 얻고 동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