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어린아이는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한다. 어린 시절의 나는 혼자였지만, 지금의 나는 그애를 방치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이 세상에서 그애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어른이 바로 지금의 나니까. 내 안의 어린아이를 돌봐주고 위로해주자. 어리광을 받아주고 별것 아닌 성취에도 손뼉 쳐주고, 시답잖은 것들이 해치지 못하도록 보호해주자.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사건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편들어주자. 연인이나 친구, 가족처럼 자신을 지지해주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마지막 열쇠는 나에게 있다. 타인에게 떠넘기지 말고, 과거를 원망하며 회피하지 말고, 내가 나를 돌봐야 한다.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내면의 상처는 툭하면 덧나고, 육아는 원래 전쟁이다. 나를 돌보는 육아는 심지어 키워야 하는 대상이 그다지 귀엽지도 사랑스럽지도 않다. 어째서 나 자신을 이렇게 좋아하기 힘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