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나를 낳은 뒤 엄마가 느꼈을 허탈함과 당혹스러움을 상상했다. 내가 푹푹 찌는 8월 초에 태어나서, 엄마는 출산 사흘 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 빨래를 했다고 말하곤 했다. 이제는 그것이 그냥 더워서만은 아니었다는 행간을 읽을 줄 안다. 아들을 낳았다면 동정이 아닌 축하를 받고 훨씬 대접받으며 마음 편히 누워 있었겠지.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에, 책을 좋아하며 감정적으로 섬세한 엄마가 사회와 가족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했을지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그때의 엄마에게 다가가서 말해주고 싶다. 축하한다고. 너무 고생했다고.